중국, 이란, 북한, 러시아가 전례 없는 수준의 협력에 나서며, 세계의 지정학적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이렇게 확산되는 협력 관계는 아직 공식 조약으로 명문화되지는 않았지만, 인도태평양 국가들과 나토, 그리고 미국에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들 국가 간 협력이 미치는 영향은 매우 커서, 미국과 그 동맹국 및 파트너국이 공유해 온 안정적이고 개방적인 국제 질서, 그리고 민주주의적 가치를 위협하는 중대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몇 달간 이들 국가의 협력은 합동 군사훈련과 조율된 외교 활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났으며, 미국 정부는 이 네 나라를 2024년 12월 “격변의 축”이자 “혼돈의 4중주”로 규정한 바 있다. 2024년 9월, 중국과 러시아는 남중국해에서 해군 연합 훈련을 실시하며 양국 간 군사 협력의 결속을 과시했고, 같은 시기 북한도 일련의 미사일 시험 발사를 진행하며, 이들 훈련과의 일정한 보조를 맞추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진 무력시위는 국제 사회 전반에 파장을 일으켰다.

이들 4개국 중 두 나라 이상이 결속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으며, 이러한 협력 소식은 점점 더 빈번하게 포착되고 있다. 뉴스위크(Newsweek)지에 따르면 2025년 1월 마수드 페제시키안(Masoud Pezeshkian) 이란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의 영향력에 맞서기 위한 시도의 일환으로 무역, 군사, 과학, 교육, 문화 분야의 협력을 심화하는 내용의 획기적인 협정에 서명했다. 같은 달, 푸틴 대통령은 인공지능 분야에서 중국과의 협력 강화를 정부에 지시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일부 분석가들은 이번 협정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속해서 수행하는 데 필요한 핵심 기술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려는 서방의 제재를 우회하고, 해당 분야에서 미국의 지배력을 견제하려는 러시아의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 전략사령부 사령관 앤서니 코튼 대장이 오하이오급 탄도미사일 잠수함 USS 루이지애나(Lousiana)에서 전장병집합을 소집하여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 D.C. 소재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가 2024년 12월에 발표한 ‘중·러 관계 및 그로 인한 미국의 핵심 이익에 대한 위협’에 관한 논평은 “국제 질서의 구조에 대한 공동의 불만과, 주로 미국으로부터 비롯된 위협에 대한 상호 우려를 바탕으로 중·러 간 전략적 공조는 지난 10년간 군사, 경제, 외교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심화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협력의 전략적 파급력은 실로 광범위하다. 경제력과 군사력을 겸비한 중국은 이 파트너십의 핵심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방대한 무기 체계와 축적된 전략적 역량을 바탕으로 중국의 전력을 보완하고 있다. 예측 불가능하고 도발적인 행보를 반복하는 북한은 이러한 협력 구조에 불확실성과 긴장을 더하며, 대응을 한층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들 세 국가는 함께 글로벌 안보에 심대한 도전을 제기하는 전략적 삼각 체계를 형성하고 있다.

미국 전략사령부 사령관 앤서니 코튼 대장은 적성국의 인공지능과 군사 역량 발전과 관련해 “지속적인 경계와 적응”을 필요로 한다고 밝혔다.

그는 2024년 10월 미국 국방부 정보시스템(Intelligence Information System) 컨퍼런스에서 진행한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현재 그들보다 앞서 있으며, 반드시 이 격차를 유지하고 더욱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요점은 우리가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어떤 전장 환경에서도 싸울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어야 하며, 적들이 우리의 전력과 의지를 분명히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라고 덧붙였다.

‘전략적 실수’

나토 지도부는 중국, 이란, 북한, 러시아 간의 자원 융합을 국제 안보를 위태롭게 만드는 불안정 요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위험하고 불확실한 세계에 직면해 있다. 유럽에서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중국, 이란, 북한, 러시아는 우리를 약화시키기 위해 공조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들의 위협은 국경을 넘어 확산되고 있다.”고 마크 루테(Mark Rutte) 나토 사무총장은 2024년 11월 연례 나토 의회 총회에서 밝히며, “그렇기 때문에 나토가 더욱 강력하고, 유능하며 기민한 조직으로 거듭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지금 그 목표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토가 직면한 중대한 과제 중 하나는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러시아군과 함께 싸우기 위해 투입된 수천 명의 북한 병력이며, 나토 군사위원회 의장은 이 사안을 ‘전략적 실수’라고 평가했다.

코튼 대장이 몬태나주 말스트롬 공군기지 인근에서 UH-1N 휴이(Huey) 헬기를 타고 비행 중이다.
브리아나 크리스토퍼 볼크마르(BREANNA CHRISTOPHER VOLKMAR)/미국 공군

“전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국가인 북한이 이제 갑자기 전면에 나서 러시아를 위해 유럽에서 싸우는 주체가 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엄청난 변화다.”라고 당시 나토 군사위원회 의장이었던 롭 바우어(Rob Bauer) 네덜란드 왕립 해군 대장은 튀르키예의 아나돌루 통신(Anadolu Agency)을 통해 밝혔다. 바우어 대장은 “이는 인도태평양 지역이 지금까지는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유럽 전장과 직결되었음을 뜻한다. 이는 막대한 파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하기 훨씬 이전부터 미국 국방부는 이같은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미국 국방부는 2024년 7월 보고서에서 중국, 북한, 러시아의 군사력 증강과 이들이 제기하는 잠재적 위협을 중점적으로 지적했다. 해당 보고서는 이들 국가의 공격적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동맹군의 상호운용성과 전투 대비 태세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중국, 북한, 이란은 각각 미국의 해외 안보와 이익에 중대한 위협을 가하고 있지만, 이들을 더욱 위험하게 만드는 점은 이들이 자유와 민주주의, 경제 번영을 가능케 한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미국이 주도해 만들어온 자유주의 세계 질서를 뒤엎기 위해 의도적이며 조직적인 방식으로 공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라고 미국의 외교 및 국방 정책을 연구하는 싱크탱크 국립 공공정책연구소(National Institute for Public Policy, NIPP)의 데이비드 J. 트랙텐버그(David J. Trachtenberg) 부소장은 2024년 7월 개최된 ‘새로운 ‘쿼드(Quad)의 등장: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사이의 협력 강화’ 심포지엄에서 밝혔다. 그는 “새롭게 등장한 이 반미·반서방 성향의 ‘불안정한 4자 연대(Quad)’ 는 미국과 그 억지력에 의존해 온 동맹국 및 전략적 파트너 국가들 모두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 러시아, 중국, 북한, 이란이 기존의 세계 질서를 뒤흔들기 위해 군사 관계를 계속 발전시키고 공조를 강화헤가는 가운데, 미국의 동맹국과 파트너국은 이 위협적인 새로운 연합에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안보에 미치는 영향

이러한 협력의 파급력은 단순한 지역 차원의 우려를 훨씬 넘어선다. 군사적 대치의 가능성과 국제 규범의 잠식은 국제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의 공조 행동은 새로운 군비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에 대응해 각국은 자국의 군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이들 국가의 공조는 핵 비확산과 같은 글로벌 안보 과제를 해결하려는 국제적 노력 자체를 약화시키고 있다.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핵 개발을 지속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핵 충돌 가능성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국제 사회는 이러한 흐름을 억지하고, 기존 조약의 이행을 보장하는데 있어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위협에 대응해 미국, 나토, 그리고 가치와 목표를 공유하는 유럽 및 인도태평양 국가들은 상호운용성과 방위 역량을 적극 강화하고 있으며, 특히 핵 위협을 염두에 두고 새로운 수준의 통합 전략 억지 태세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롭 바우어 네덜란드 해군 대장이 2025년 1월 나토 본부에서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AP 통신

이처럼 진화하는 위협에 대응해 미국은 무기 기술 발전을 선도하며, 미사일 방어체계, 극초음속 무기, 사이버 역량, 인공 지능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진전은 중국, 북한, 러시아로부터의 어떠한 형태의 침략 가능성에도 대응할 수 있는 확고한 억지 기반을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

나토 동맹국들 역시 방위 역량 강화를 위해 첨단 기술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그 예로, 영국은 차세대 전투기 및 무인 항공 체계 개발을 전략적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의 진전은 잠재적 적국에 대한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고, 동맹군의 작전 효율성과 대응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바우어 대장은 “러시아, 중국, 북한, 이란이 결속을 강화하는 것은 우리가 지켜온 민주주의 규범과 가치를 약화하려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이에 맞서기 위해서는 단결된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라고 2025년 1월 나토 군사위원회 기자회견 컨퍼런스에서 밝히며, “이 때문에 우리는 파트너국과의 군사 협력, 상호운용성 강화, 지식과 전문성의 교류에 더 많은 시간과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정학적 환경이 계속 변화함에 따라, 가치와 전략을 공유하는 국가들 간의 단결과 협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현재의 판국은 감수해야 할 대가가 매우 크며,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공동의 노력과 확고한 결의가 필요하다. 글로벌 안보의 미래는 이러한 새로운 억지력의 전선에 국제사회가 어떻게 적응하고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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