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대한 안보 위협이 고조됨에 따라 프랑스와 영국은 핵무기 배치를 조율하기 위한 협정을 체결했다.
2025년 7월 영국에서 열린 정상회담 직후,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Keir Starmer) 영국 총리는 협정 체결을 발표했다. 스타머 총리는 런던 북서부 노스우드 군사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독립적인 핵억지력을 조율하고 있음을 처음으로 공식 확인했다.”라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스타머 총리는 “오늘부터, 적들은 이대륙에 대한 극단적인 위협이 우리 양국의 공동 대응을 촉발할 것임을 알게 될 것이다.”라고 언급하며, “이 관계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더 큰 증거는 없다.”라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양국이 정책, 능력, 작전 조율을 위해 감독위원회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그는 ‘핵 교리에 있어 이 정도로 긴밀한관계를 유지하는 국가는 다른 예가 없다.”라며, ‘이번 협정은 우리 파트너들과 적들이 모두 알아야 할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협정에는 현재 운용 중인 스톰 섀도우(Storm Shadow) 순항미사일을 대체할 차세대 장거리 미사일을 공동 개발하는 계획도 포함되며, 여기에는 심층 타격 및 대함미사일이 포함된다.
영국 정부는 이번 협정을 ‘랭커스터 하우스 2.0(Lancaster House 2.0)’이라 명명했으며, 이는 2010년 양국 간 체결된 공동 핵무기 관리와 관련 장비·기술 공유 협정을 기반으로 한다고 밝혔다. 성명서에 따르면, 이번 협정은 핵전력 및 핵 연구의 조율 외에도, 나토와 완전히 상호운용 가능한 병력을 배치하고 전략 예비전력으로 활용하기 위한 통합 전력 능력의 강화를 목표로 한다. 이번협정은 또한 양국의 방위산업 기반을 확대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성명서는 “우리는 나토 내 협력을 보완하고, 유럽의 기여를 강화하며, 영국과 유럽 간 안보·국방 파트너십을 심화·확대하기로 합의했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유럽의 두 핵보유국이자 군사 강국으로서, 우리는 유럽 대륙의 방위와 안보에 공동 책임이 있다. 특히 러시아가 유럽과 대서양 간 안보에 제기하는 즉각적이고 중대한 위협을 포함한 심각한 안보 도전에 맞서 우리는 단결해 있다.”라고 덧붙였다.
양국 정상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위협이 유럽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동의하고, 중국, 북한, 러시아로부터의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해양 안보 대화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선언문은 “우리는 새로운 해양 안보 공동 훈련, 상호 기지 접근, 지역 기구에 대한 공동 지원을 통해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주권을 가진 인도태평양을 위해 협력을 강화하고 공동 대응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우리는 한반도, 남중국해, 동중국해,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함께 노력하며, 대만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촉구한다.”라고 강조했다.
프랑스와 영국은 핵 억지력 조율 외에도 각국의 방위비 증액 계획을 발표했다. BBC 뉴스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가원래보다 3년 앞당긴 2027년까지 방위 예산을 두 배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세상에서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는 두려움을 일으켜야 한다. 두려움을 주려면 강력해야 한다.”라고 마크롱 대통령은 바스티유 데이 기념식에서 프랑스군 장병을 대상으로 연설하며 말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스타머 총리는 2025년 6월 헤이그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영국이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미국산 F-35A 전투기 12대를 도입하고, 나토의 공동 공중 핵 임무에 참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스타머 총리는 성명에서 “급변하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더 이상 평화를 당연한 것으로 여길 수 없으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 정부는 국가안보에 투자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영국 정부는 이번 구매가 “한 세대 만에 영국 핵 태세의 가장 큰 강화‘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