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가 냉전 시대부터 유지해온 핵무기 전면 금지 조치를 폐지했다. 핀란드는 이번 조치가 자국과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의 안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 보도에 따르면, 2026년 6월 이번 조치가 있기 전까지 핀란드는 억제 수단으로서든 비상시 동맹을 지원하기 위해서든 자국 영토 내 핵무기 배치가 불가능했다.
폴리티코 유럽(Politico Europe)에 따르면, 찬성 125표, 반대 61표로 통과된 이번 법안은 핀란드가 자국 또는 나토 방어를 위한동맹 작전의 일환으로 자국 영토 내 핵무기를 반입·운송하고 그 이동을 지원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핀란드 당국은 수십 년간 유지돼 온 이 제한 조치가 이제 나토 회원국으로서 핀란드의 새로운 역할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안티하카넨(Antti Hakkanen) 핀란드 국방장관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우리는 가장 가까운 나토 동맹국들의 법제와 핀란드 법제를 맞춰가고 있다“고 말했다. 폴리티코 유럽은 하카넨 장관이 핀란드 영토에 핵무기를 영구 배치할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헤이키 아우토(Heikki Autto) 핀란드 의회 국방위원회 위원장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핵 억지력은 종국에는 유럽의 평화를 보장하는 장치다. 이는 러시아 침략에 대한 최후의 억제 장치“라고 말했다. 핀란드 국방위원회는 또한 핀란드가 연간 국방예산을 2029년까지 13조 6,000억 원(77억 유로)에서 24조 7,380억 원(140억 유로) 이상으로, 거의 두 배 가까이 늘릴 것을 제안했다.
핀란드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2023년 나토에 가입했다. 현재 핀란드는 러시아의 행보와 유럽 안보에 대해 회원국들이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는 미국의 요구를 감안해 다른 나토 회원국들과 마찬가지로 국방 지출을 빠르게 확대하고있다. 폴리티코 유럽은 2026년 5월 핀란드가 헬싱키 인근 영공에 드론으로 의심되는 물체가 진입하여 전투기를 출격시킨 바 있다고 보도했다. 같은 매체에 따르면, 이후 알렉산데르 스투브(Alexander Stubb) 핀란드 대통령은 핀란드가 ‘직접적인 군사적 위협‘에 직면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으며, 군 관계자들은 이번 영공 침범에 대해 사전 경고를 받지 못했다. 유럽 뉴스 웹사이트 유라크티브(Euractiv)에 따르면, 최근 위성 사진에서는 러시아가 핀란드 동부 국경 인근에 약 6,000명의 병력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건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군사 분석가들은 이를 두고 ‘초대형 주둔 기지‘라고 평가했다. 핀란드와 러시아는 1,340킬로미터에 달하는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이는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과 접한 국경 중 가장 길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핀란드는 핵무기 금지 조치를 철회했다. 핀란드 국제문제연구소(Finnish Institute of International Affairs, FIIA)의 핵 억지 전문가 유리 라비카이넨(Jyri Lavikainen)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나토 가입 전 핀란드의 핵 정책은 당연히 군비통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며, “이제는 억지가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핀란드 공영방송 Yle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번 변화는 나토와의 협력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는 핵전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핵무장 항공기 일부를 동맹국에 배치하기를 원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2026년 3월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은 ‘전방 배치형‘ 핵 억지 구상이라며 해당 계획을 설명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