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기 인도태평양 안정

일본이 무기 수출 규제를 완화하면서 유럽과 인도·태평양 동맹국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이 해당 분야에서 단행한 가장 큰 정책 전환이다. 일본 뉴스 웹사이트 니폰닷컴(nippon.com)에 따르면, 일본의 방위 장비 이전 3원칙개정 운용 지침을 개정해 17개국에 무기를 판매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번 조치는 일본이 호주에 약 9조 5,847억 원(65억 미국 달러) 규모의 군함을 공급하는 계약을 발표한 데 이어, 30명이 넘는 나토 사절단을 일본으로 초청한 지 불과 며칠 만에 나왔다. 2026년 4월 발표 직후 프랑스, 필리핀, 폴란드는 자국의 무기 현대화 추진 과정에서 일본과 거래할 의향을 표명했다. 이번 개정으로 방위 장비 수출 대상을 구조, 수송, 경보, 감시, 기뢰 제거 장비로 사실상 제한해 온 5개 범주가 폐지됐다. 로이터 통신(Reuters)에 따르면, 앞으로는 장관과 관계 당국이 개별 판매 제안의 타당성을 사안별로 심사하게 된다. 다만 일본은 엄격한 심사, 제3국 이전 통제, 분쟁 당사국에 대한 판매 금지를 담은 3대 수출 원칙은 유지할 방침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 변경 사항을설명하는 발표에서 국가안보상 필요한 경우 예외를 둘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일본의 방위산업 기반을 강화하려는 시도이자, 전후 일본 안보 정책을 지탱해 온 평화주의적 제약에서 한 걸음 더 멀어지는 움직임이다. 일본은 중국 공산당의 역내 영향력 확대 시도에 맞서기 위해 인도·태평양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데도힘을 쏟아 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Sanae Takaichi) 일본 총리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 X 게시물에서 “이제 어느 한 국가도홀로 자국의 평화와 안보를 지킬 수 없으며, 방위 장비 측면에서 서로를 지원하는 파트너 국가들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폴란드 정부 보도 자료에 따르면, 도날트 투스크(Donald Tusk) 폴란드 총리는 폴란드와 일본이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통해 양국 관계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보도 자료에 따르면, 양국의 협력은 경제, 농업, 우주 분야 등 여러 영역에걸쳐 확대될 예정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길베르토 테오도로(Gilberto Teodoro) 필리핀 국방장관은 일본의 규정 변경을 환영했다. 그는 성명에서이번 조치로 “최고 품질”의 방위 물자를 확보할 수 있게 되며, 이는 “국내 회복력을 강화”하고, “억지력을 통해 지역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리핀은 일본 남서부 도서열과 함께 방위 기획자들이 제1도련선이라고 부르는 방어선의 일부를 이룬다. 제1도련선은 중국 연안 해역에서 서태평양으로 이어지는 중국의 접근로를 둘러싸는 일련의 섬들을 가리킨다. 미국 당국자들 또한 이번 조치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조지 글래스(George Glass) 주일 미국 대사는 X에 이번 규정 변경이 미국과 일본 동맹국들의 방위 역량을 강화하고 “더 안전하고 안정적인 인도·태평양으로 가는 길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아니타 네가드(Anita Nergaard) 노르웨이 나토 대사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규정이 일본과의 방위산업 협력을 확대할 것이며, 이는 “우리와 유럽, 동맹 전체에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네가드 대사는 “우리는 지금 그러한 약속과 재원을 실제 역량으로 전환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라고 덧붙였다.